[포레스트 스토리]영래와 나무(8)

유진선 힐링플레이 실장

2020-04-06     유진선 실장

본지는 주식회사 힐링플레이(대표 유혜선)와 함께 전문가 에세이 연재에 들어간다. 힐링플레이는 숲해설과 유아숲교육, 산림치유 등 산림전문가들로 구성된 사회적 기업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소외받는 이들에게 숲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체험해주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생생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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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부는 숲으로 가면 오케스트라 무대에 서서 박수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상에선 박수 받을 일이 별로 없는 영래를 데리고 숲으로 가는 이유는 바람만 불면 열심히 박수를 쳐주는 나무의 격려를 받고 싶어서 일 꺼다.

영래가

산에 오르자 더듬더듬 나무 그네를 찾아서 털썩 앉는다.

방향을 알려주면 제법 성큼성큼 잘 걸어 정확히 목적지를 찾아가는 영래를 보면 정말 안보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흔들거리는 나무 그네에 앉아 산새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영래.

아름다운 소리로 산새가 노래를 부르고 나니 영래가 꽥 소리를 지르며 답가를 한다.

왜 그렇게 무서운 소리를 내냐고 하니 씨익 웃으며 산새보다 더 잘 부르고 싶어서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이없어 너털웃음을 짓는 그 순간, 바람이 불고 나무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준다.

영래도 나무도 너무 우스워 하하하 하고 시원하게 웃어버렸다.

“이제 박수 그만 쳐도 돼”

영래에 말에 아랑곳없이 바람만 불면 박수를 쳐대는 나무 덕에 영래 웃음보가 터졌다.

“내가 노래를 더 잘 불러서 그런가봐”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 영래를 보니 아니라고 말할 수가 없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동의해주었다.

신이 나서 깡충깡충 뛰던 영래가 바람결에 흩날리던 나무의 숨결을 흡~하고 들이마신다.

나무가 또 박수를 쳐준다. 둘이 정말 사랑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