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제주 비자림 도로 확장공사 당장 멈춰야
[칼럼]제주 비자림 도로 확장공사 당장 멈춰야
  • 이민용 기자
  • 승인 2019.03.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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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용 취재부장

[숲플러스=이민용 기자] 산림 훼손 논란으로 중단됐던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다시 재기된다고 한다. 비자림은 제주도에서 처음 생긴 삼림욕장이며 단일 수종의 숲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수령이 500~800년인 오래된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하늘을 가리고 있는 매우 독특한 숲으로 천연기념물 374호로 지정돼 보호, 관리되고 있으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천연기념물이 지정돼 보호 받아야 할 곳이 오히려 도로를 확장하겠다고 중장비를 동원해 산림을 훼손하는 나라는 우리가 유일할 것이다.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왕복 2차로인 지방도 1112호선(대천~송당) 2.94km 구간을 4차로로 확장·포장하는 사업인데, 지난해 8월 난개발과 경관 훼손 등을 우려하는 반대여론에 부딪히면서 잠정 중단된 바 있다.

비자림길 전경.
비자림길 전경.

하지만 제주도는 ‘아름다운 경관도로’ 조성 방침이 보완 설계가 마무리됐다고 삼나무 수림 경관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도로여건을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중요한 것은 비자림로 도로건설공사의 타당성이다. 제주도 교통정보센터 통계정보에 따르면 도로확장 공사 구간을 포함하는 대천동사거리(대천교차로)~송당사거리의 상·하행선 일평균 통행속도는 평균 시속 50㎞/h를 유지 소통이 원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제주도는 확장공사를 통해 차량 정체를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확장공사를 통해 통행속도가 대략 20초 정도 빨라질 뿐 20초 때문에 30년생 나무 2000여 그루를 예산을 투입해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는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처음 생긴 삼림욕장이며 단일 수종의 숲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비자림을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속도를 조금 높이겠다고 지자체가 나서 산림을 훼손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이런 사고는 1960년대, 1970년대 무자비로 자연을 훼손하며 공사를 했던 시절로 회귀하는 구시대적 발상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 번 훼손된 산림은 복귀하는데 얼마가 걸리는지 아무도 모른다. 제주도는 더 이상 몰상식한 비자림 확장공사를 멈추고 주변 환경 보호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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