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스토리]나무돌보기
[포레스트 스토리]나무돌보기
  • 유혜선 대표
  • 승인 2020.04.21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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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선 힐링플레이 대표

본지는 주식회사 힐링플레이(대표 유혜선)와 함께 전문가 에세이 연재에 들어간다. 힐링플레이는 숲해설과 유아숲교육, 산림치유 등 산림전문가들로 구성된 사회적 기업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소외받는 이들에게 숲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체험해주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생생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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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죽은 가지를 자를 때도 정확한 위치에 톱질을 해야 속이 썩지 않고 잘 자랄 수 있다.

수목의 생리와 전정에 대해 공부하고 나무와 숲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사람을 아보리스트라고 한다.

우리 회사에 아보리스트가 1명 있다. 이응상 이사님. 나무를 엄청 좋아하신다. 지나가다 나무를 보면 절대로 그냥 안 지나치고 이렇게 저렇게 나무의 건강을 걱정하며 아쉬워한다.

아! 나도 식물의 건강을 걱정했던 기억이 있다. 1995년 대학 시절, 동물에 비해 아프다고 말도 못하는 식물이 안타까워 식물의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냥 생각만 했다.

코로나로 아이들 방학이 진행 중이다. 처음에야 늦잠도 자고, 게임도 많이 하고 너튜브도 많이 볼 수 있다며 좋아했다.

그런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방학은 전자파로도 다스릴 수 없는 아이들의 에너지 분출 민원을 만들어냈다.

모처럼 밖에 나온 아이들이 이응상 이사에게 나무돌보기 교육을 즐겁게 받고 있다.
모처럼 밖에 나온 아이들이 이응상 이사에게 나무돌보기 교육을 즐겁게 받고 있다.

5학년 남자아이들 2명에게 톱을 사주었다. 그리고, 이응상 이사님과 함께, 뒷산에 조성 중인 진천 치유의 숲으로 갔다.

담당 공무원 선생님께 허락을 받고, 죽은 나뭇가지 톱질 강의와 실습이 시작되었다. 톱을 안전하게 꺼내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신다.

어디를 톱질해야 하는지 이야기해주면 아이들은 톱질을 한다. 첫날, 서툰 톱질에 눈에 톱밥이 들어가니 다음날은 장난감 안경을 착용하는 센스도 발휘한다.

아이들이 작업할 수 있는 높이의 나뭇가지들이 정리된다. 왠지 나무가 가려워했을 것 같고, 깔끔한 톱질에 시원해 했을 것 같다.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물어본다. 아이들이 기특하다고 칭찬도 해주신다.

아이들의 성취감은 점점 충만해진다. 톱질도 재미나고, 자신들이 무언가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생각에 뿌듯해한다. 힘들면 쉬고, 좀 쉬었다 싶으면 다른 나무를 찾고, 녀석들 정말 열심이다.

이제는 길가에 나무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엄마 이 나무 봐. 이거 잘못 잘랐네. 속으로 다 썩었네. 불쌍하다. 내가 다시 다듬어 주고 싶다.

어려서부터 나무의 관리에 대해 배우니까 나중에 혹시, 나무의 손목, 발목을 댕강댕강 잘라버리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과정부터는 나무관리 교육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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