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스토리]영래와 나무(5)
[포레스트 스토리]영래와 나무(5)
  • 유진선 실장
  • 승인 2020.01.23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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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선 힐링플레이 실장

본지는 주식회사 힐링플레이(대표 유혜선)와 함께 전문가 에세이 연재에 들어간다. 힐링플레이는 숲해설과 유아숲교육, 산림치유 등 산림전문가들로 구성된 사회적 기업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소외받는 이들에게 숲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체험해주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생생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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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래는 나무와 교감 중.
영래는 나무와 교감 중.

어느 가을날 영래의 관심은 산딸나무에게로 이동하고 나의 관심은 여전히 목련나무에 있다. 아. 가을이구나.

멀리서 바라보니 잎사귀는 무성해보이고 나무는 더 빼빼 말라 보인다. 중간 중간 땅바닥을 초록색으로 덮고 있는 풀은 토끼풀인데 그 강인한 생명력에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잔디도 이미 그 색을 잃었는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느티나무도 목련나무도 은행나무도 모두 노란색 가을 옷을 입고 있다.

저 잎이 그대로 떨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색 옷으로 갈아입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예전에 살던 우리 집에도 목련나무가 있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갈색 빵처럼 잘 익은 나뭇잎
갈색 빵처럼 잘 익은 나뭇잎

밤사이 기온이 떨어져 은행나무 잎이 몽땅 떨어졌다. 땅 위엔 폭신한 연노랑 카펫이 깔려 영래는 뒹굴고 나뭇잎을 뿌리고 난리가 났다.

그런데 나의 목련나무는 잎이 제법 남아있다. 작지만 강한 나무라는 생각에 뿌듯하다.

가지 끝에는 겨울눈이 자리 잡았고 갈색 빵처럼 잘 익은 나뭇잎들이 바람이 불때마다 재잘거리며 겨울눈과 수다를 떨고 있다.

파란 하늘, 갈색 나뭇잎, 그리고 하얀 구름. 오늘은 가을의 아취에 듬뿍 취한다. 아침부터 가을이 구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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